말씀의 배경
이사야서 40장부터는 예루살렘이 무너지고 백성이 바벨론으로 끌려간 뒤의 상황을 배경으로 위로의 말씀이 이어집니다. 성전은 폐허가 되었고, 하나님의 백성은 낯선 땅에서 "여호와께서 우리를 버리셨다"는 생각과 싸우고 있었습니다. 그 사이 동방에서는 새로운 정복자가 일어나 여러 나라를 흔들었고(41장 2절), 이방 민족들은 두려움에 떨며 서로 격려하면서 우상을 만들어 못으로 단단히 박았습니다(41장 7절).
바로 그 장면 뒤에 "그러나"라는 말과 함께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부르십니다. "나의 종 너 이스라엘아, 내가 택한 야곱아, 나의 벗 아브라함의 자손아." 아브라함은 메소보다미아 땅 끝에서 부름받아 나온 사람이었고, 하나님은 그 후손을 지금도 여전히 "땅 모퉁이에서부터" 붙들고 계신다고 말씀하십니다. 버림받았다고 느끼는 백성에게 하나님은 먼저 "내가 너를 택하고 싫어하여 버리지 아니하였다"고 확인해 주신 뒤, 오늘의 본문을 말씀하십니다.
본문의 의미
10절은 두 개의 금지와 세 개의 약속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두려워하지 말라"의 이유는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이고, "놀라지 말라"의 이유는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라"입니다. 하나님은 두려워하지 말아야 할 근거를 상황의 변화에서 찾지 않으시고, 당신 자신에게서 찾으십니다. 이어서 "굳세게 하리라, 도와 주리라, 붙들리라"는 세 동사가 계단처럼 쌓이는데, "참으로"라는 말이 두 번 반복되며 약속을 못 박듯 확정합니다.
"나의 의로운 오른손"이라는 표현이 눈에 띕니다. 성경에서 오른손은 힘과 행동을 뜻하고, 여기서 "의로운"은 언약에 신실하신 하나님의 성품을 가리킵니다. 즉 하나님은 힘이 있어서만이 아니라 약속을 지키시는 분이기에 붙드신다는 뜻입니다. 13절은 이 말씀을 한 번 더 받아 "내가 네 오른손을 붙들고" 도우리라고 하십니다.
앞뒤 문맥을 함께 보면 대조가 선명합니다. 7절의 우상은 흔들리지 않도록 사람이 붙들어 주어야 하는 신입니다. 반면 이스라엘의 하나님은 사람이 붙드는 분이 아니라 사람을 붙드시는 분입니다. 두려움 속에서 무엇을 붙잡느냐가 아니라 누가 나를 붙잡고 있느냐가 이 본문의 핵심입니다.
오늘의 묵상
우리도 포로기의 백성처럼 두려움에 사로잡힐 때가 많습니다. 건강, 관계, 일자리, 자녀의 앞날 앞에서 마음이 먼저 무너지고, 그러면 우리는 7절의 사람들처럼 붙잡을 것을 서둘러 만들어 못을 박습니다. 저축이든, 인맥이든, 계획이든 그것이 흔들리지 않기를 바라며 애를 씁니다. 그러나 사람이 붙들어야 서 있는 것들은 결국 사람과 함께 흔들립니다.
하나님은 두려움을 없애 주겠다고 하지 않으시고 함께 있겠다고 하십니다. 시편 기자는 "내가 항상 주와 함께 하니 주께서 내 오른손을 붙드셨나이다"(시편 73편 23절)라고 고백했고, 예수님은 승천하시기 전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마태복음 28장 20절)고 하셨습니다. 함께하심은 상황이 바뀐 뒤에 오는 선물이 아니라, 상황 한가운데서 주어지는 현실입니다.
오늘 이 말씀에서 가장 위로가 되는 대목은 "내가 너를 택하고 싫어하여 버리지 아니하였다"는 9절의 선언입니다. 두려움의 뿌리에는 종종 "혹시 하나님이 나를 놓으신 것은 아닐까"라는 의심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그 의심에 먼저 답하신 뒤에야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삶으로의 적용
오늘 하루, 마음을 무겁게 하는 두려움 하나를 구체적으로 적어 보십시오. 그리고 41장 10절의 "너"라는 자리에 자신의 이름을 넣어 소리 내어 읽어 보십시오. 막연한 위로가 아니라 내 이름을 부르시는 약속으로 들릴 때, 말씀은 비로소 내 것이 됩니다.
또한 내가 요즘 흔들리지 않도록 못을 박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십시오. 그것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하나님 자리에 앉아 있지는 않은지 살펴야 합니다. 하나님이 붙드시는 손을 신뢰할수록 우리는 다른 것들을 조금 느슨하게 쥘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7절의 장인들이 서로를 격려했듯이, 우리도 두려워하는 이웃에게 이 말씀을 전해 줄 수 있습니다. 가족이나 교회 식구 가운데 요즘 놀라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오늘 이 구절을 짧은 메시지로 보내 보십시오.
오늘의 기도
하나님 아버지, 저는 요즘 두려움에 자주 흔들립니다. 앞날이 보이지 않을 때 저는 주님보다 먼저 제가 붙잡을 것을 찾고, 그것이 무너질까 봐 또 두려워합니다. 오늘 말씀으로 저를 찾아오셔서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하고 말씀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주님, 저를 택하시고 싫어하여 버리지 않으셨다는 말씀을 제 마음 깊은 곳에서 믿게 하옵소서. 제 힘으로 서려 하지 말고 주님의 의로운 오른손이 저를 붙들고 계심을 신뢰하게 하옵소서. 두려움이 몰려올 때마다 이 말씀을 떠올리며 굳세게 하시고, 참으로 도와주시옵소서.
그리고 제 곁에서 놀라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위로를 전하는 사람이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