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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46편 1절 말씀과 묵상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시요 힘이시니 환난 중에 만날 큰 도움이시라

말씀의 배경

시편 46편은 "고라 자손의 시"라는 표제가 붙어 있는 노래입니다. 고라 자손은 성전에서 찬양을 맡았던 레위 지파의 한 가문으로, 이 시는 예배 가운데 회중이 함께 불렀던 공동체의 찬송으로 이해됩니다. 표제에 "알라못에 맞춘 노래"라고 되어 있는데, 이는 곡조나 연주 방식에 관한 지시로 보이지만 정확한 뜻은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이 시가 어떤 사건을 배경으로 지어졌는지 본문은 직접 말하지 않습니다. 다만 많은 해석자들은 히스기야 왕 때 앗수르의 산헤립 군대가 예루살렘을 포위했다가 하룻밤 사이에 물러간 사건을 떠올립니다. 열왕기하 19장에 기록된 이 일은 인간의 힘으로는 도무지 벗어날 수 없던 위기에서 하나님이 직접 개입하신 대표적인 구원의 기억이었습니다. 배경을 어느 사건으로 보든, 이 시는 성벽 안에 갇힌 듯한 두려움 속에서 하나님만이 참된 방패이심을 고백하는 노래입니다.

지리적으로 예루살렘은 강이 없는 도시였습니다. 고대의 큰 도시들이 대개 강을 끼고 번성한 것과 달리, 예루살렘은 기혼 샘에서 나오는 작은 물줄기에 의지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4절에 나오는 "한 시내"는 큰 강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친히 그 성을 지키고 먹이신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이 시는 종교개혁자 루터가 "내 주는 강한 성이요"라는 찬송을 지을 때 바탕이 되었던 본문이기도 합니다.

본문의 의미

1절은 하나님을 세 가지 말로 부릅니다. 피난처, 힘, 그리고 도움입니다. 피난처는 폭풍이나 적을 피해 숨는 안전한 장소를 뜻합니다. 힘은 밖에서 오는 위협을 견디게 하는 내면의 능력입니다. 도움은 어려움의 한복판에서 실제로 손을 내미시는 하나님의 행동입니다. 시인은 하나님이 어딘가 먼 곳에 계신 분이 아니라, 숨을 곳이 되어 주시고 버틸 힘이 되어 주시며 직접 개입하시는 분이라고 말합니다.

"환난 중에 만날 큰 도움"이라는 표현은 원문에서 "환난 중에 넉넉히 발견되는 도움"이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즉 하나님은 위기가 왔을 때 찾아보니 계시지 않는 분이 아니라, 오히려 그때 가장 분명하게 발견되는 분이라는 고백입니다. 평안할 때는 잘 느끼지 못하던 하나님의 임재가 환난 속에서 더욱 또렷해진다는 것이 시인의 경험이었습니다.

이 고백이 있기에 2절과 3절의 담대함이 가능해집니다. 땅이 변하고 산이 바다에 빠지고 바닷물이 넘치는 장면은 고대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극단적인 혼돈입니다. 세상의 가장 단단한 것마저 무너지는 상황을 그려 놓고, 시인은 "우리는 두려워하지 아니하리로다"라고 선언합니다. 두려움이 없는 이유는 상황이 괜찮아서가 아니라 하나님이 누구신지를 알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묵상

우리는 종종 하나님을 문제가 해결된 뒤에 감사드릴 대상으로만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시편은 하나님이 문제의 한가운데에서 만나 주시는 분이라고 말합니다. 병상 곁에서, 무너진 관계 앞에서, 답이 보이지 않는 밤에 하나님은 멀리 계시지 않습니다. 시편 62편 8절은 "백성들아 시시로 그를 의지하고 그의 앞에 마음을 토하라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시로다"라고 권합니다. 피난처는 마음을 다 쏟아 놓아도 되는 곳입니다.

또 하나 눈여겨볼 것은 이 시가 "나의 피난처"가 아니라 "우리의 피난처"라고 노래한다는 점입니다. 두려움은 사람을 고립시키지만, 이 고백은 함께 부르는 노래였습니다. 흔들리는 세상에서 하나님을 붙드는 일은 혼자 감당하는 싸움이 아니라 신앙의 공동체가 서로의 믿음을 붙들어 주며 함께 부르는 찬송입니다.

강이 없는 도시에 흐르던 작은 시내처럼, 하나님의 도우심은 때로 눈에 띄지 않는 방식으로 옵니다. 거창한 해결이 아니라 하루를 버티게 하는 작은 위로, 뜻밖의 한마디, 잠잠히 지나가는 밤이 그 시내일 수 있습니다. 시편 46편 10절에서 하나님은 "너희는 가만히 있어 내가 하나님 됨을 알지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가만히 있음은 포기가 아니라 하나님께 자리를 내어 드리는 신뢰입니다.

삶으로의 적용

먼저 지금 나를 두렵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솔직하게 적어 보시기를 권합니다. 막연한 불안은 이름을 붙일 때 실체가 드러나고, 그 실체 앞에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다시 세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두려움을 하나님께 말로 아뢰어 보십시오. 피난처는 들어가야 피난처가 됩니다.

둘째로 환난 중에 "만난" 하나님을 기억하는 습관을 들여 보십시오. 이스라엘이 구원의 사건을 노래로 남겼듯이, 지난날 하나님이 도우셨던 순간을 기록해 두면 다음 위기에서 그 기록이 믿음의 근거가 됩니다. 이사야 41장 10절의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는 약속은 과거의 경험을 통해 오늘의 확신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누군가의 피난처가 되어 주는 일을 생각해 보십시오. 하나님께 피한 사람은 다른 이가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자리를 내어 줄 수 있습니다. 두려워하는 이웃 곁에 머물며 함께 기도해 주는 것이 "우리의 피난처"를 노래하는 구체적인 방식입니다.

오늘의 기도

하나님, 흔들리는 세상 가운데 주님만이 저의 피난처이시고 힘이심을 고백합니다. 제 힘으로 막아 보려다 지쳐 버린 마음을 주님 앞에 내려놓습니다. 두려움의 이름을 하나하나 아뢰오니, 그 자리에서 저를 만나 주시고 넉넉한 도움이 되어 주옵소서.

지난날 저를 건지신 손길을 잊지 않게 하시고, 환난 속에서 더욱 또렷이 주님을 발견하는 눈을 열어 주옵소서. 가만히 주님이 하나님 되심을 아는 믿음을 제게 주시고, 두려워하는 이웃에게 제가 작은 쉼터가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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