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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1편 1절 말씀과 묵상

복 있는 사람은 악인들의 꾀를 따르지 아니하며 죄인들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들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고

말씀의 배경

시편은 이스라엘이 하나님 앞에서 부른 노래와 기도를 모은 책으로, 모두 150편이 다섯 권으로 묶여 있습니다. 그 첫머리에 놓인 시편 1편에는 다른 많은 시편과 달리 지은이나 배경을 알려 주는 표제가 없습니다. 이 시는 특정 사건을 노래하기보다, 시편 전체로 들어가는 문 앞에서 "이 책을 어떤 마음으로 읽어야 하는가"를 알려 주는 서문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이 시편은 잠언이나 욥기처럼 지혜문학의 색채가 짙습니다. 고대 이스라엘의 지혜 전통은 인생을 두 갈래 길로 그렸습니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길과 그를 떠난 길입니다. 시편 1편도 복 있는 사람과 악인을 나란히 세워 두고, 각 사람이 결국 어디에 이르는지를 보여 줍니다.

"복 있는"으로 번역된 히브리어 '아쉬레'는 복수형으로, 굳이 옮기면 "그 사람의 행복들이여"라는 감탄에 가깝습니다. 하나의 큰 복이 아니라 삶 곳곳에 스며드는 여러 겹의 행복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시편은 이 감탄으로 시작합니다.

본문의 의미

1절은 복 있는 사람이 무엇을 하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하지 않는지부터 말합니다. 따르지 아니하며, 서지 아니하며, 앉지 아니하고. 걷고, 서고, 앉는 이 순서는 사람이 죄에 물들어 가는 단계를 보여 준다고 오래전부터 읽혀 왔습니다. 처음에는 악인의 생각을 슬쩍 따라가다가, 다음에는 죄인들이 다니는 길에 머물러 서고, 마침내는 오만한 자들의 자리에 편안히 앉게 됩니다.

함께하는 무리도 점점 짙어집니다. 악인은 하나님의 뜻에서 벗어난 사람이고, 죄인은 그 벗어남이 습관이 된 사람이며, 오만한 자는 하나님을 비웃는 데까지 이른 사람입니다. 원어에서 오만한 자는 "조롱하는 자"에 가까운 말입니다. 잠언 4장 14절은 이렇게 권합니다. "사악한 자의 길에 들어가지 말며 악인의 길로 다니지 말지어다."

그러나 이 절은 금지의 목록이 아닙니다. 2절이 곧바로 "오직"이라는 말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그의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도다"(시편 1편 2절). 무엇을 하지 않는 힘은 무엇을 즐거워하느냐에서 나옵니다. 말씀을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악인의 꾀가 더는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오늘의 묵상

우리는 큰 죄를 짓겠다고 결심한 적이 거의 없습니다. 다만 어떤 생각을 잠깐 따라갔을 뿐이고, 어떤 자리에 잠시 서 있었을 뿐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돌아보면 그 자리에 앉아 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시편 1편 1절은 죄가 갑작스러운 사건이 아니라 방향이라는 사실을 조용히 알려 줍니다.

"꾀"라는 말이 마음에 남습니다. 악인의 꾀는 겉으로는 지혜롭게 들립니다. 이렇게 하는 게 현명하다, 다들 그렇게 산다, 손해 볼 필요 없다. 이런 말들은 우리를 협박하지 않고 설득합니다. 그래서 더 위험합니다. 복 있는 사람은 그 설득력 있는 목소리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는 사람입니다.

이 복은 결국 어디에 앉느냐로 드러납니다. 오만한 자의 자리는 하나님을 비웃는 자리입니다. 반대로 시편 기자는 말씀 앞에 앉습니다. 시편 119편 105절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 우리가 어느 빛을 따라 걷는지가 곧 우리의 길이 됩니다.

삶으로의 적용

오늘 하루 내가 자연스럽게 따라가는 생각과 목소리가 무엇인지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자주 보는 화면, 자주 듣는 말, 자주 만나는 사람 가운데 나를 하나님과 멀어지게 하는 꾀가 있는지 정직하게 돌아보는 것입니다. 큰 결단보다 작은 방향 전환이 먼저입니다.

동시에 무엇을 즐거워할지도 정해야 합니다. 하루 중 짧은 시간이라도 말씀 앞에 앉는 자리를 마련해 보십시오. 여호수아 1장 8절은 "주야로 그것을 묵상하여"라고 권합니다. 묵상은 거창한 공부가 아니라 말씀을 되뇌며 하루를 그 말씀에 비추어 보는 일입니다.

마지막으로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을 떠올려 봅니다. 나는 누군가에게 악인의 꾀가 되고 있지는 않은지, 반대로 누군가가 말씀의 길에 서도록 돕고 있는지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복 있는 사람은 혼자만 복을 누리지 않고 곁에 있는 이들도 같은 길로 초대합니다.

오늘의 기도

하나님 아버지, 시편의 첫 말씀이 복이라는 감탄으로 시작된다는 사실이 감사합니다. 저를 향한 주님의 마음이 정죄가 아니라 행복을 바라는 마음임을 오늘 다시 믿습니다.

주님, 저도 모르게 따라가던 생각들과 무심코 머물던 자리들을 돌아봅니다. 그럴듯한 말로 저를 설득하는 세상의 꾀 앞에서 멈출 수 있는 분별을 주시고, 오만한 자들의 자리에 편안히 앉지 않도록 제 마음을 지켜 주십시오.

무엇보다 주의 말씀을 즐거워하는 마음을 허락해 주십시오. 하루의 시작과 끝을 말씀 앞에서 보내게 하시고, 시냇가에 심은 나무처럼 때를 따라 열매 맺는 삶으로 저를 이끌어 주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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