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의 배경
전도서는 구약의 지혜문학에 속하는 책으로, 스스로를 "다윗의 아들 예루살렘 왕 전도자"(전도서 1장 1절)라고 소개하는 저자의 말씀을 담고 있습니다. 히브리어로 '코헬렛'이라 불리는 이 전도자는 전통적으로 솔로몬과 연결되어 왔으며, 부와 지혜와 쾌락을 모두 맛본 사람의 자리에서 인생을 돌아봅니다.
1장과 2장에서 전도자는 지혜, 즐거움, 큰 사업, 재물을 차례로 추구해 보지만 결국 "모든 것이 헛되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그 뒤에 이어지는 3장은 어조가 바뀌어, 사람이 손에 쥘 수 없는 것 위에 하나님이 정하신 질서가 있음을 노래하는 시로 시작합니다. 오늘 본문 1절은 이 시 전체의 표제와 같은 구절입니다.
본문의 의미
"기한"으로 번역된 히브리어 '즈만'은 정해진 시점, 곧 약속된 시간을 뜻하고, "때"로 번역된 '에트'는 어떤 일이 일어나기에 알맞은 순간을 가리킵니다. 전도자는 세상 모든 일에 그 일이 있어야 할 시간이 정해져 있다고 선언합니다. 이어지는 2절부터 8절까지는 태어남과 죽음, 심음과 뽑음, 울음과 웃음처럼 서로 반대되는 것을 열네 쌍으로 짝지어 스물여덟 가지 때를 나열합니다.
이 목록에는 사람이 반가워하는 때와 피하고 싶은 때가 나란히 놓여 있습니다. 좋은 일에만 때가 있는 것이 아니라 헐고 슬퍼하고 우는 일에도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전도자는 그 때들을 누가 정했는지 1절에서는 말하지 않지만, 같은 장 11절에서 "하나님이 모든 것을 지으시되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셨고"라고 밝힙니다. 사람이 시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지으신 분 앞에 사람이 서 있다는 고백입니다.
오늘의 묵상
우리는 종종 인생을 스스로 설계하고 시간표대로 이루어 내려 합니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일들, 곧 태어나는 때와 떠나는 때, 만남과 이별의 때는 우리가 정하지 못했고 정할 수도 없습니다. 이 사실이 처음에는 답답하게 느껴지지만, 전도자는 그 안에서 오히려 쉼을 발견합니다. 모든 때를 아시는 분이 계신다면, 내가 모든 것을 쥐고 있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 내가 서 있는 때가 심는 때인지 거두는 때인지, 우는 때인지 웃는 때인지 분별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때이든 그 때는 하나님의 손 안에 있습니다. 시편 기자는 "나의 앞날이 주의 손에 있사오니"(시편 31편 15절)라고 고백했습니다. 지금이 힘든 때라면 그것이 영원히 이어지는 것이 아님을, 좋은 때라면 그것이 내 공로가 아닌 선물임을 기억하게 됩니다.
삶으로의 적용
먼저, 지금의 때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 보시기 바랍니다. 슬픔의 때에 억지로 웃으려 하거나, 기다려야 할 때에 서둘러 결과를 내려 하면 마음이 지칩니다. 오늘 하루를 마무리하며 "지금 나는 어떤 때를 지나고 있는가"를 짧게 적어 보고, 그 때에 맞는 태도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십시오.
또한 다른 사람의 때를 존중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내게는 웃을 때이지만 곁의 누군가에게는 울 때일 수 있습니다. 상대의 때를 내 속도로 재촉하지 않고, 함께 기다려 주는 것이 이 말씀을 삶으로 옮기는 한 방법입니다. 가까운 사람 한 명을 떠올리고, 그 사람이 지나는 때에 어울리는 말 한마디를 건네 보십시오.
오늘의 기도
시간을 지으시고 모든 일에 때를 정하신 하나님, 제 인생의 때가 제 손이 아니라 주님의 손에 있음을 고백합니다. 제 계획대로 되지 않는 일들 앞에서 조급해하던 마음을 내려놓습니다. 지금 제가 지나는 이 때가 무엇을 위한 때인지 알지 못할 때에도, 주님이 이 시간을 아름답게 만들고 계심을 믿게 하여 주십시오.
심어야 할 때에 부지런히 심고, 기다려야 할 때에 조용히 기다리는 지혜를 주십시오. 울어야 할 때에 정직하게 울고, 웃을 때에 감사로 웃게 하여 주십시오. 그리고 제 곁에서 다른 때를 지나는 이웃을 재촉하지 않고 함께 걸어갈 수 있는 넓은 마음을 허락하여 주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