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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서 12장 2절 말씀과 묵상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

말씀의 배경

로마서는 사도 바울이 주후 57년경, 세 번째 전도 여행의 끝 무렵 고린도에 머물며 로마의 성도들에게 보낸 편지입니다. 바울은 아직 로마에 가 본 적이 없었습니다. 로마 교회는 사도들이 세운 교회가 아니라, 오순절 이후 흩어진 신자들과 상인, 노예, 자유인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자라난 공동체였습니다. 유대인 신자와 이방인 신자가 함께 있었고, 글라우디오 황제의 유대인 추방령 이후 돌아온 이들과 남아 있던 이들 사이에 미묘한 긴장도 있었습니다.

로마는 제국의 수도였습니다. 화려한 신전과 경기장, 황제 숭배와 온갖 철학이 뒤섞인 도시에서 성도들은 소수였습니다. 이 도시의 가치와 관습은 매일 그들을 둘러싸고 있었고, 그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살아남는 가장 쉬운 길처럼 보였을 것입니다.

바울은 1장부터 11장까지 복음이 무엇인지, 하나님의 의와 자비가 어떻게 유대인과 이방인 모두에게 임했는지를 길게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12장 1절에서 "그러므로"라는 말로 방향을 바꿉니다. 이제부터는 그 복음을 받은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다룹니다. 오늘 본문은 그 실천 편의 첫 문장이자 뒤따르는 모든 권면의 뿌리가 되는 말씀입니다.

본문의 의미

1절에서 바울은 우리 몸을 산 제물로 드리라고 했습니다. 2절은 그 제물이 되는 삶이 실제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보여 줍니다. 먼저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있습니다. "이 세대를 본받지 말라." 여기서 본받는다는 말은 겉모양을 그 틀에 맞춘다는 뜻입니다. 이 세대란 하나님을 떠난 채 굴러가는 지금 이 시대의 사고방식과 가치 체계를 가리킵니다. 그 틀에 나를 끼워 맞추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 다음은 해야 할 일입니다.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으라." 변화라는 말은 겉이 아니라 속에서부터 본질이 달라지는 것을 뜻하며, 예수님께서 산 위에서 모습이 변형되셨을 때 쓰인 것과 같은 말입니다. 이 변화의 통로는 마음, 곧 생각하고 판단하는 자리입니다. 그리고 이 말씀은 "변화를 받으라"는 수동형으로 되어 있습니다. 내가 스스로 나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바꾸시는 일에 나를 내어 드리라는 뜻입니다.

이 변화의 목적은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는 것입니다. 바울은 그 뜻을 선하고, 기뻐하시고, 온전하다고 세 번 설명합니다. 하나님의 뜻은 우리를 억누르는 규칙이 아니라 좋은 것이며,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이고, 부족함이 없이 완전한 것입니다. 새로워진 마음은 그 뜻을 알아보는 눈을 갖게 됩니다.

오늘의 묵상

우리는 매일 수많은 말과 이미지에 둘러싸여 삽니다. 무엇이 성공이고, 무엇이 행복이며, 무엇을 가져야 부끄럽지 않은지를 세상은 쉬지 않고 말해 줍니다. 그 말을 오래 들으면 어느새 그것이 내 생각이 되어 버립니다. 바울이 경계한 것은 눈에 보이는 큰 죄보다, 이렇게 조용히 스며들어 내 마음의 틀이 되어 버리는 이 세대의 방식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새로워진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하루아침에 완성되는 사건이 아니라 날마다 이어지는 과정입니다. 에베소서 4장 23절은 "오직 너희의 심령이 새롭게 되어"라고 말합니다. 말씀을 읽고, 기도하고, 하나님이 누구신지 다시 떠올리는 시간 속에서 우리의 생각은 조금씩 다른 방향으로 기울어집니다. 그 작은 기울어짐이 쌓여 삶의 방향이 됩니다.

고린도후서 5장 17절은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라고 선언합니다. 우리는 이미 새로운 피조물입니다. 오늘 본문은 그 새로움이 우리의 생각과 판단에까지 스며들도록 하나님께 나를 맡기라고 권합니다.

삶으로의 적용

오늘 하루, 내가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선택하는지를 한 번 살펴보시기를 권합니다. 남들이 어떻게 볼까, 이것이 손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먼저 떠오른다면, 그 자리에 하나님께서 무엇을 기뻐하실까 하는 질문을 하나 더 놓아 보십시오.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이 질문이 반복될수록 마음의 방향이 달라집니다.

마음을 새롭게 하는 데에는 재료가 필요합니다. 하루 중 짧은 시간이라도 말씀을 읽고 그 말씀이 오늘 나에게 무엇을 말하는지 곱씹어 보십시오. 스마트폰을 여는 횟수만큼 말씀을 열기는 어렵겠지만, 아침에 한 구절이라도 마음에 품고 나가면 그 구절이 하루 종일 나를 따라다니며 생각을 붙들어 줍니다.

그리고 이 변화를 혼자 이루려 애쓰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본문은 뒤이어 한 몸의 여러 지체를 이야기합니다. 함께 말씀을 나누고 서로의 생각을 점검해 주는 공동체 안에서 우리는 이 세대의 흐름에 덜 휩쓸립니다. 나를 새롭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고, 그분은 대개 함께 걷는 사람들을 통해 일하십니다.

오늘의 기도

하나님 아버지, 저는 이 세상 한가운데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세상이 들려주는 말이 너무 많아서, 어느 것이 제 생각이고 어느 것이 스며든 것인지 구별하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저도 모르는 사이에 이 세대의 틀에 저를 맞추어 온 것을 용서해 주십시오.

주님, 제 마음을 새롭게 해 주십시오. 제가 스스로를 바꿀 수 없음을 압니다. 말씀 앞에 앉는 시간, 기도하는 시간을 통해 제 생각의 방향을 주님께로 돌려 주시고, 무엇이 선하고 기뻐하시고 온전한 뜻인지 알아보는 눈을 열어 주십시오.

오늘 제가 내리는 작은 선택들 속에서 주님의 뜻을 따르게 하시고, 함께 걷는 믿음의 형제자매들과 서로를 붙들어 주게 하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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